톐가락 관절을 꺽으면 왜 소리가 날까? 그 시원한 ‘뚝’ 소리의 과학

손가락 관절 꺾기. 양손을 깍지 끼고 쭉 펴면 — 뚝뚝뚝 — 작은 폭발 같은 소리가 연달아 나죠. 기분은 꿀맛인데, 옆에 있는 사람은 인상을 찌푸리고요. 아마 한 번쯤은 “그거 자꾸 꺾으면 관절염 온다!” 라는 말을 들어봤을 거예요.

근데 그 소리의 정체가 뭔지 정확히 아시나요? 뼈끼리 부딪히는 소리? 인대가 튕기는 소리? 아니면 진짜 관절이 닳는 소리? (스포: 전부 아니에요.)

사실 손가락 관절 소리의 과학은 생각보다 훨씬 흥미로워요. 가스 기포, 활액, 심지어 MRI 촬영까지 동원된 연구가 있답니다.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볼게요!

관절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뚝’ 소리를 이해하려면, 먼저 관절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야 해요. 우리 손가락 관절(사실 대부분의 관절)은 관절낭이라는 캡슐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 안에 활액(滑液, synovial fluid)이라는 투명하고 끈적한 액체가 채워져 있어요. 쉽게 말하면, 우리 몸의 천연 윤활유 같은 거죠. 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이게 해주고, 마찰을 줄여주고, 연골에 영양분도 공급해 줘요.

이 활액 안에는 이산화탄소, 질소, 산소 같은 가스가 녹아 있어요. 마치 뚜껑 닫힌 탄산음료 안에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는 것처럼요. 평소에는 조용히 녹아 있다가…

손가락을 꺾거나 잡아당기면, 관절 안의 공간이 갑자기 넓어져요. 그러면 관절 내부의 압력이 확 떨어지는데 — 탄산음료 뚜껑을 여는 것과 같은 원리로 — 녹아 있던 가스가 한꺼번에 빠져나와 기포를 형성해요. 이 기포가 빠르게 생성되는 순간 만들어지는 게 바로 그 특유의 ‘뚝!’ 소리예요.

이 현상을 캐비테이션(cavitation)이라고 하는데, 보트 프로펠러가 물속에서 딱딱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도 같은 물리 원리예요. 여러분의 손가락 관절과 보트 프로펠러가 과학으로 연결되어 있다니, 좀 멋지지 않아요?

기포가 생길 때? 터질 때? — 40년간의 과학 논쟁

그런데 과학자들 사이에서 수십 년간 논쟁이 있었어요. 소리가 기포가 생길 때 나는 건지, 아니면 기포가 터질 때 나는 건지를요. 1947년에 영국 연구자들은 기포가 형성될 때 소리가 난다고 주장했어요. 그런데 1971년에 다른 연구팀이 “아니야, 기포가 다시 붕괴될 때 소리가 나는 거야” 라고 반박했죠. 이 논쟁은 무려 40년 넘게 이어졌어요.

그러다가 2015년, 앨버타 대학교의 그렉 카우척(Greg Kawchuk) 연구팀이 MRI로 관절 꺾는 순간을 실시간 촬영하면서 이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어요. 연구팀은 손가락 관절을 특히 잘 꺾는 동료를 피험자로 선발하고(네, 이게 진짜 선발 기준이었어요), 관절이 꺾이는 전 과정을 지켜봤어요.

결과는 놀라웠어요. ‘뚝’ 소리는 관절 공간에 밝은 섬광이 나타나는 순간 — 즉 가스 기포가 형성되는 바로 그 순간에 발생했어요. 기포가 터지는 게 아니었어요. 1947년 연구팀이 처음부터 맞았던 거죠!

이 연구는 《PLOS ONE》에 발표됐는데, 논문 제목이 “Pull My Finger(내 손가락 당겨봐)”였어요. 과학자들도 유머 감각이 있다는 증거죠. 다만 2018년 프랑스 연구팀이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소리가 기포의 부분적 붕괴에서 나올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어요. 완벽한 결론은 아직이지만, 기포 형성이 핵심이라는 데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어요.

관절 꺾으면 진짜 관절염 온다고? (안 죽는 미신)

자, 이제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할 시간이에요. 할머니가, 선생님이, 어쩌면 의사 선생님까지 “관절 꺾지 마! 관절염 온다!” 라고 경고했을 거예요.

결론부터 말하면: 손가락 관절을 꺾는 것이 관절염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어요.

이 주제에 대한 가장 전설적인 연구는 캘리포니아의 알레르기 전문의 도널드 웅거(Donald Unger) 박사가 했어요. 이분은 무려 60년 넘게 왼손 관절만 하루에 최소 2번씩 꺾으면서, 오른손은 일부러 안 꺾었어요. 60년 후 결과? 양손 모두 관절염 없음. 차이 제로.

웅거 박사는 이 연구로 2009년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 의학 부문을 수상했어요 — “먼저 웃게 만들고, 그다음에 생각하게 만드는 연구”에 주는 상이죠. 진정한 레전드예요.

더 큰 규모의 연구도 같은 결론이에요. 2011년 《Journal of the American Board of Family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 50~89세 성인 215명을 조사했는데, 습관적 관절 꺾기와 골관절염 사이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었어요. 다만, 너무 과도하고 세게 꺾는 걸 오래 하면 악력이 약간 줄어들거나 연부조직이 살짝 부을 수는 있대요. 하지만 관절염? 데이터가 뒷받침하지 않아요.

근데 왜 이렇게 시원한 거야?

관절 꺾기가 해롭지 않다면, 왜 이렇게 뭔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걸까요? 몇 가지 이론이 있어요.

첫째, 관절을 꺾으면 관절낭과 주변 인대가 스트레칭돼요. 이때 신장 수용체(stretch receptors)라는 감각 신경이 활성화되는데, 이게 관절이 풀린 것 같은 해방감을 만들어 줘요. 실제로 뭔가 구조적으로 바뀐 건 아니지만, 뇌는 “아, 시원하다!” 라고 느끼는 거예요.

둘째, 손가락 스트레칭 자체가 기분 좋은 행위예요. 오래 타이핑하거나 뭔가를 꽉 쥐고 있으면 관절이 뻣뻣해지는데, 꺾는 동작이 미니 스트레칭 역할을 해줘요.

셋째, 심리적 요인도 있어요. 관절 꺾기는 습관이고, 많은 습관처럼 자기 강화적이에요. 꺾기 → 시원한 소리 → 해방감 → 또 꺾고 싶음. 이 루프를 뇌가 반복하고 싶어 하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15~20분의 불응기가 있어요. 한 번 꺾으면 같은 관절을 다시 꺾으려면 15~20분을 기다려야 하는데, 이건 기포가 다시 활액에 녹아드는 시간이에요. 이 대기 시간이 오히려 다음 꺾기를 더 만족스럽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어요.


알면 소름 돋는 보너스 팩트

  • 모든 사람이 관절을 꺾을 수 있는 건 아니에요 — 관절 구조와 활액 성분에 따라 달라요
  • 관절 꺾는 소리는 약 83데시벨 — 디젤 트럭 공회전 소리와 비슷해요
  • 카이로프랙터가 척추를 교정할 때 나는 ‘뚝’ 소리도 같은 캐비테이션 원리예요
  • 전체 인구의 약 25~54%가 습관적으로 관절을 꺾고, 남성이 여성보다 약간 더 많아요
  • 활액 안의 가스는 주로 이산화탄소이고, 질소와 산소도 조금 포함돼 있어요
  • MRI로 관절 꺾는 순간을 촬영한 논문 제목은 “Pull My Finger”였어요 — 과학계 최고의 유머

결론

다음에 누가 “관절 꺾지 마, 관절염 온다!” 하면, 이제 과학으로 반박할 수 있어요. 그 시원한 ‘뚝’ 소리는 그냥 활액 안의 가스 기포가 생기는 소리 — 완전히 자연스럽고, 거의 무해한 물리 현상이에요. 뼈가 부딪히는 것도 아니고, 연골이 닳는 것도 아니고, 관절염을 유발하는 것도 아니에요.

손가락 관절 소리는 인체의 아름다운 작은 장난 같은 거예요. 우리 몸이 무료로 제공하는 미니 효과음이죠. 물리학이고, 화학이고, 솔직히 꽤 멋진 거예요.

자, 이제 마음 놓고 뚝뚝 꺾으세요. 과학이 괜찮다고 했으니까요!


출처

  • Kawchuk, G.N. et al. (2015). “Real-Time Visualization of Joint Cavitation.” PLOS ONE, 10(4), e0119470.
  • Unger, D.L. (1998). “Does knuckle cracking lead to arthritis of the fingers?” Arthritis & Rheumatism, 41(5), 949-950.
  • Deweber, K. et al. (2011). “Knuckle Cracking and Hand Osteoarthritis.” Journal of the American Board of Family Medicine, 24(2), 169-174.
  • Boutin, R.D. et al. (2017). “Knuckle Cracking: Can It Cause Joint Damage?” 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
  • Chandran Suja, V. & Barakat, A.I. (2018). “A Mathematical Model for the Sounds Produced by Knuckle Cracking.” Scientific Reports, 8, 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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